전시 후에 남는 것, 전시 도록에 관한 이야기
한승주
• 전시와 전시 도록
매달 수많은 전시가 열렸다가 막을 내린다. 하지만 그중에서 기간 내 사람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매체와 비평을 통해 공론화되는 전시는 몇 개뿐, 대부분의 전시는 기간이 지나면 휘발되어 버린다. 하지만 휘발된 전시도 세월이 흐른 후 다시 재조명 받을 기회는 남아있다. 돌이켜 보건대 해당 전시가 작가의 작품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기도 하고, 전시의 주제나 방법 등이 동시대 미술의 흐름에 유의미한 상징성을 남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시 창작자는 전시를 어떠한 형태로든 남기려고 노력한다. 전시를 기록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진, 영상, VR, 메타버스 등 미디어 매체를 이용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법도 있지만 전시의 맥락과 현장성을 기록할 수 있는 가장 전통적인 수단은 아무래도 전시 도록이다. 도록에는 전시 전경, 작품 사진뿐 아니라 기획 취지, 논평, 참여 작가의 약력과 작품 설명 등의 콘텐츠를 함께 담아 전시의 A to Z를 기록할 수 있다. 잘 제작된 도록은 전시 현장에서는 정보를 보다 풍성하게 전달하는 매개체로 관람객에게 제공되며, 전시 후에는 아카이브 자료로서 기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매달 열렸다가 막을 내리는 전시들에서 발행된, 그리고 앞으로도 발행될 무수한 전시 도록의 행방은 어디일까? 필자는 소속된 기관(사립미술관)에서 기획자로 전시를 만들 때마다 ‘남는 건 도록뿐이다.’라는 생각으로 무엇보다 도록 제작에 공을 들였었다. 하지만 참여 작가나 관계자에게 배포한 이후 창고에 쌓여가는 도록 박스를 보며 과연 무엇이 남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함께 들기도 했다. 휘발된 전시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기 위해 정성껏 제작된 도록은 누군가가 찾기 전까지는 뽀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잠자고 있어야 한다.
전시와 전시 도록의 특성과 그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서두가 다소 길었지만 본 글은 사실 전시 이후에 남겨지는 기록으로서의 도록과, 남겨진 도록에 대한 이야기에 관한 것이다. 전시를 주최하는 기관마다 도록을 제작하고 배포하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본 글에서는 우선 필자가 근무했던 미술관에서 전시 도록을 어떻게 제작하고 배포했는지 서술하고, 일하면서 도록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하던 와중에 만났던 WESS(웨스)[1]의 《전시후도록》전 리뷰를 통해 휘발되는 전시와 남겨지는 인쇄물에 대한 고민을 풀어보려 한다.
• 기관의 이야기
우선 필자가 근무했던 미술관의 경우 주로 연간 2-3회 정도 긴 호흡의 주제 기획전을 꾸렸었다. 기관의 방침상 전시 오프닝 전, 이른바 선도록을 발간해야 했는데, 사실 그렇게 제작하려면 작품을 적어도 2-3주 전에는 미리 설치한 후 사진촬영, 디자인, 검수, 인쇄 작업을 몰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다소 빠듯해진다. 앞서 언급했던 ‘남는 것은 도록뿐’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퀄리티 있는 도록을 제작하기 위해 콘텐츠와 편집 방법을 이리저리 달리했지만 쫓기는 시간 속에서 원하는 만큼의 작업을 하지 못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선도록의 장점도 많았다. 해당 미술관은 신생 기관이라 전시 홍보에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서둘러 제작한 도록을 전시 오픈 일정에 맞춰 VIP나 언론 등에 배포할 수 있었고, 관람객을 대상으로 판매하거나 이벤트 상품으로 사용하는 데도 아주 용이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소진해도 전시가 끝난 후 남는 도록은 200부가 넘었다. 첫 전시 때는 1,000부씩 제작을 하다가 점점 수량이 줄어 직전에 했던 전시에는 절반인 500부를 제작했던 기억이 난다. 애써 만든 도록은 기획자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전시 종료와 함께 수명을 거의 다해버리고 말았다.
규모가 큰 국공립 미술관의 경우 일반인이 출입할 수 있는 자료 열람실을 따로 마련해두거나, 온라인 숍을 통해 기관에서 발간된 도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두는 경우가 많지만, 사립기관에서 그런 장치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현장에 와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학예실로 따로 문의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지난 도록을 찾는 경우는 많아야 1년에 서너 차례뿐이었다. 그나마 선도록 제작을 했기 때문에 절반 정도는 소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도록에 대한 고민은 점점 깊어졌다. 무수한 전시들에서 발간되는 무수한 전시 도록은 다 어디에 있을까? 아트북 페스티벌의 연계 행사로 지난 전시 도록 페스티벌이라도 열어 어딘가 먼지 아래 잠자고 있는 도록들을 꺼내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물던 와중, 기관에 속해 있지 않은 독립 기획자나 개별 작가들 또한 휘발되는 전시와 대신 남겨지는 출판물, 도록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 예술가, 독립 기획자 이야기
WESS의 《전시후도록》 프로그램은 2020년 5월에 처음 열렸었다. 기획의도는 ‘예술가나 기획자가 독립적으로 전시를 주체하는 경우, 도록(특히 후도록) 배포의 한계와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공통된 목소리에 주목하며 《WESS 전시후도록 Exhibition\Publication》을 개최한다’[2] 고 시작한다. 해당 전시는 출판물 전시이기도 하며 동시에 전시 관련 출판물 배포를 위한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이는 도록 배포의 어려움에 대한 일시적이 대안으로 제시되었으며, 동시에 휘발된 전시를 남아있는 출판물을 통해 되짚어보는 자리로, 궁극적으로 전시와 출판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장으로 마련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쉽게도 2020년에 열린 1회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마침 2021년 12월에 성북구에 위치한 WESS 공간에서 열린 두 번째 전시를 방문할 수 있었다. 넓지 않은 공간에 책자를 올려둘 수 있는 각양각색의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고, 테이블 위에 또한 각양각색의 책자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약 45개의 출판물 옆에 놓이진 종이에는 숫자와 해당 도록이 어떤 전시의 도록인지에 대한 설명, 크레딧이 기재되어 있었다. 비치된 도록은 열람용이며 관람객 1인당 원하는 도록을 3권씩 가져갈 수 있었는데, 도록에 매겨진 숫자를 기록해 두었다가 PICK-UP 장소에 가서 숫자를 말하면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관심 있었으나 바빠서 미쳐 가보지 못했던 전시의 도록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 접하는 전시였다. 전시를 보고 나서 도록을 보는 경험과, 전시를 보지 못한 채 도록을 통해 전시를 상상하는 경험을 무척 다른 것이었다. 마치 선물을 풀어보는 마음으로 책자를 하나씩 집어 들고 살펴보면서 느꼈던 점은 전시 도록은 이제 단순히 전시를 기록하는 기능을 넘어 작가의 작업이나 전시 기획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었다. 대부분의 책들은 전시를 위한 부속 인쇄물이 아니라 개별 단행본으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증명하고 있었다.
충분히 배포되지 못한 채 작가나 기획자의 서고에만 보관되어 있었을 이 아까운 출판물들을 한 장소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것은 정말 좋은 기획이었다. 물론 해당 전시도 한정된 기간에 진행되었지만, 출품된 전시 도록은 모두 온라인 플랫폼 에이독스(Adocs)[3]에 업로드되어 언제든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전시가 지나간 후 남아 있는 것은 도록뿐이라면, 남아 있는 도록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방법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더 나아가, 전시 도록에 대한 작가와 독립 기획자의 고민이 기관의 고민과 맞닿는 지점에 대해, 서로의 장단점을 나누며 함께 풀어보는 기회를 마련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만약 성사된다면 어딘가에 잠자고 있는 수많은 도록들이 다시 현장에 등장하여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1]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11명의 큐레이터가 공동 운영하는 프로젝트이자 공간. (http://www.wess.kr)
[2] WESS의 웹 사이트 글 발췌
[3] 국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및 기획자들의 개인 출판물을 웹상에 축적해나가고, 이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비영리 플랫폼(https://adocs.co)
2022.06 artcritickorea 발행.
artcritickorea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습니다.
전시 후에 남는 것, 전시 도록에 관한 이야기
한승주
• 전시와 전시 도록
매달 수많은 전시가 열렸다가 막을 내린다. 하지만 그중에서 기간 내 사람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매체와 비평을 통해 공론화되는 전시는 몇 개뿐, 대부분의 전시는 기간이 지나면 휘발되어 버린다. 하지만 휘발된 전시도 세월이 흐른 후 다시 재조명 받을 기회는 남아있다. 돌이켜 보건대 해당 전시가 작가의 작품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갖기도 하고, 전시의 주제나 방법 등이 동시대 미술의 흐름에 유의미한 상징성을 남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전시 창작자는 전시를 어떠한 형태로든 남기려고 노력한다. 전시를 기록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진, 영상, VR, 메타버스 등 미디어 매체를 이용해 현장을 그대로 재현하는 방법도 있지만 전시의 맥락과 현장성을 기록할 수 있는 가장 전통적인 수단은 아무래도 전시 도록이다. 도록에는 전시 전경, 작품 사진뿐 아니라 기획 취지, 논평, 참여 작가의 약력과 작품 설명 등의 콘텐츠를 함께 담아 전시의 A to Z를 기록할 수 있다. 잘 제작된 도록은 전시 현장에서는 정보를 보다 풍성하게 전달하는 매개체로 관람객에게 제공되며, 전시 후에는 아카이브 자료로서 기능하게 된다.
그렇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매달 열렸다가 막을 내리는 전시들에서 발행된, 그리고 앞으로도 발행될 무수한 전시 도록의 행방은 어디일까? 필자는 소속된 기관(사립미술관)에서 기획자로 전시를 만들 때마다 ‘남는 건 도록뿐이다.’라는 생각으로 무엇보다 도록 제작에 공을 들였었다. 하지만 참여 작가나 관계자에게 배포한 이후 창고에 쌓여가는 도록 박스를 보며 과연 무엇이 남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함께 들기도 했다. 휘발된 전시의 바짓가랑이라도 붙잡기 위해 정성껏 제작된 도록은 누군가가 찾기 전까지는 뽀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잠자고 있어야 한다.
전시와 전시 도록의 특성과 그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서두가 다소 길었지만 본 글은 사실 전시 이후에 남겨지는 기록으로서의 도록과, 남겨진 도록에 대한 이야기에 관한 것이다. 전시를 주최하는 기관마다 도록을 제작하고 배포하는 방식이 다르겠지만, 본 글에서는 우선 필자가 근무했던 미술관에서 전시 도록을 어떻게 제작하고 배포했는지 서술하고, 일하면서 도록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을 하던 와중에 만났던 WESS(웨스)[1]의 《전시후도록》전 리뷰를 통해 휘발되는 전시와 남겨지는 인쇄물에 대한 고민을 풀어보려 한다.
• 기관의 이야기
우선 필자가 근무했던 미술관의 경우 주로 연간 2-3회 정도 긴 호흡의 주제 기획전을 꾸렸었다. 기관의 방침상 전시 오프닝 전, 이른바 선도록을 발간해야 했는데, 사실 그렇게 제작하려면 작품을 적어도 2-3주 전에는 미리 설치한 후 사진촬영, 디자인, 검수, 인쇄 작업을 몰아서 해야 하기 때문에 준비 기간이 다소 빠듯해진다. 앞서 언급했던 ‘남는 것은 도록뿐’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퀄리티 있는 도록을 제작하기 위해 콘텐츠와 편집 방법을 이리저리 달리했지만 쫓기는 시간 속에서 원하는 만큼의 작업을 하지 못할 때도 많았다.
하지만 선도록의 장점도 많았다. 해당 미술관은 신생 기관이라 전시 홍보에 어려움을 겪었었는데, 서둘러 제작한 도록을 전시 오픈 일정에 맞춰 VIP나 언론 등에 배포할 수 있었고, 관람객을 대상으로 판매하거나 이벤트 상품으로 사용하는 데도 아주 용이했다. 다양한 방법으로 소진해도 전시가 끝난 후 남는 도록은 200부가 넘었다. 첫 전시 때는 1,000부씩 제작을 하다가 점점 수량이 줄어 직전에 했던 전시에는 절반인 500부를 제작했던 기억이 난다. 애써 만든 도록은 기획자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전시 종료와 함께 수명을 거의 다해버리고 말았다.
규모가 큰 국공립 미술관의 경우 일반인이 출입할 수 있는 자료 열람실을 따로 마련해두거나, 온라인 숍을 통해 기관에서 발간된 도록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두는 경우가 많지만, 사립기관에서 그런 장치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현장에 와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학예실로 따로 문의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지난 도록을 찾는 경우는 많아야 1년에 서너 차례뿐이었다. 그나마 선도록 제작을 했기 때문에 절반 정도는 소진할 수 있었던 것이다.
도록에 대한 고민은 점점 깊어졌다. 무수한 전시들에서 발간되는 무수한 전시 도록은 다 어디에 있을까? 아트북 페스티벌의 연계 행사로 지난 전시 도록 페스티벌이라도 열어 어딘가 먼지 아래 잠자고 있는 도록들을 꺼내와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꼬리에 물던 와중, 기관에 속해 있지 않은 독립 기획자나 개별 작가들 또한 휘발되는 전시와 대신 남겨지는 출판물, 도록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 예술가, 독립 기획자 이야기
WESS의 《전시후도록》 프로그램은 2020년 5월에 처음 열렸었다. 기획의도는 ‘예술가나 기획자가 독립적으로 전시를 주체하는 경우, 도록(특히 후도록) 배포의 한계와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공통된 목소리에 주목하며 《WESS 전시후도록 Exhibition\Publication》을 개최한다’[2] 고 시작한다. 해당 전시는 출판물 전시이기도 하며 동시에 전시 관련 출판물 배포를 위한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이는 도록 배포의 어려움에 대한 일시적이 대안으로 제시되었으며, 동시에 휘발된 전시를 남아있는 출판물을 통해 되짚어보는 자리로, 궁극적으로 전시와 출판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장으로 마련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쉽게도 2020년에 열린 1회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마침 2021년 12월에 성북구에 위치한 WESS 공간에서 열린 두 번째 전시를 방문할 수 있었다. 넓지 않은 공간에 책자를 올려둘 수 있는 각양각색의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고, 테이블 위에 또한 각양각색의 책자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약 45개의 출판물 옆에 놓이진 종이에는 숫자와 해당 도록이 어떤 전시의 도록인지에 대한 설명, 크레딧이 기재되어 있었다. 비치된 도록은 열람용이며 관람객 1인당 원하는 도록을 3권씩 가져갈 수 있었는데, 도록에 매겨진 숫자를 기록해 두었다가 PICK-UP 장소에 가서 숫자를 말하면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관심 있었으나 바빠서 미쳐 가보지 못했던 전시의 도록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처음 접하는 전시였다. 전시를 보고 나서 도록을 보는 경험과, 전시를 보지 못한 채 도록을 통해 전시를 상상하는 경험을 무척 다른 것이었다. 마치 선물을 풀어보는 마음으로 책자를 하나씩 집어 들고 살펴보면서 느꼈던 점은 전시 도록은 이제 단순히 전시를 기록하는 기능을 넘어 작가의 작업이나 전시 기획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는 점이었다. 대부분의 책들은 전시를 위한 부속 인쇄물이 아니라 개별 단행본으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증명하고 있었다.
충분히 배포되지 못한 채 작가나 기획자의 서고에만 보관되어 있었을 이 아까운 출판물들을 한 장소에서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것은 정말 좋은 기획이었다. 물론 해당 전시도 한정된 기간에 진행되었지만, 출품된 전시 도록은 모두 온라인 플랫폼 에이독스(Adocs)[3]에 업로드되어 언제든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한 점도 인상적이었다. 전시가 지나간 후 남아 있는 것은 도록뿐이라면, 남아 있는 도록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방법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더 나아가, 전시 도록에 대한 작가와 독립 기획자의 고민이 기관의 고민과 맞닿는 지점에 대해, 서로의 장단점을 나누며 함께 풀어보는 기회를 마련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만약 성사된다면 어딘가에 잠자고 있는 수많은 도록들이 다시 현장에 등장하여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1]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11명의 큐레이터가 공동 운영하는 프로젝트이자 공간. (http://www.wess.kr)
[2] WESS의 웹 사이트 글 발췌
[3] 국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및 기획자들의 개인 출판물을 웹상에 축적해나가고, 이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비영리 플랫폼(https://adocs.co)
2022.06 artcritickorea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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