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라
송석우의 사진 속 인물들은 시선을 돌리고, 고개를 숙이고, 혹은 눈을 감는다. 그들은 서로를 응시하지도, 관객에게 응답하지도 않는다. 송석우는 언어에 앞선 감정을 사진이라는 무대 위에 올려놓고, 자신과 사회, 그리고 응시 되지 않는 존재들의 얼굴을 비로소 들여다보게 한다. 그 얼굴들은 말하지 않지만, 그 침묵은 가장 깊은 언어로 읽힌다.
그의 대표작 <Wandering, Wondering> 역시 완결되지 않은 장면들로 낮은 침묵을 시각화한다. 도시와 자연 속에 홀로 서 있는 인물, 어울리지 않는 공간에 놓인 정렬된 군중, 서로 맞대고는 있지만 경직된 신체는 길을 잃은 존재, 혹은 의도적으로 길을 벗어난 존재처럼 보인다. 함께 있음에도 서로의 시선이 교차하지 않는 장면, 반으로 갈라진 화면, 낱장의 천이 시야를 가린 구도, 그리고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차원에 놓인 인물들의 병치는 상징적인 기호가 된다. 이 기호들은 직접적으로 사회를 설명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사는 공동체의 구조적 단면을 절묘하게 환기한다. 고립이란 단순히 혼자 있는 상태가 아니라, 함께 있어도 감정이 닿지 않는 상태임을 그는 장면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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