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라씨
글 11편
- criticismpainting
안과 밖이 무한히 교차한 흔적, 그 징후들
〈미메시스 AP6: SIGN〉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세계와 관계 맺는 통시적 고찰을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탐색해 나가는 세 명의 작가들로 구성되었다. 전시장의 유연한 건축 동선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겹겹이 덧칠되어 두꺼운 안료로 덮여있는 캔버스들을 마주하게 된다. 색면 추상처럼 보이는 백요섭의 작품을 좀 더 바라보고 있자면 자연의 무한한 풍경이 보인다. 사⋯
- criticismsculptureinstallation·performancephoto·video
이제는 아무렇지 않어
- OCI 미술관 《ㅎㅎㅎ》 전시 후기 OCI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시 《ㅎㅎㅎ》는 제목과 같이 가볍지만 가볍지 않은, 웃기지만 웃기지 않은 삶의 무게를 ㅎ라는 표현에 달아보고 있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이름만 보았을 때 이들이 어떤 사유로 한 카테고리에 묶이게 되었는지 궁금하게 되는데, 전시장 입구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내 눈앞을 가로막는 것은 정철규의⋯
- column
기억 저장소로서의 기록물보관소
기억은 망각의 과정을 내포하고 있다. 신체의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기억은 과거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므로 탈색되고, 상실되고, 퇴색한다. 이 모든 것은 기억을 막을 수 없는 망각과정에 놓이게 한다. “옷좀나방을 피하여 그대가 머리에 보관할 수 있는 기억이란 없다”고 T.S. 엘리엇이 말했듯이 ‘지나간 것이라는 상황’에서 생겨난 기억은 사멸과 퇴색이 결정된 운⋯
- column
천사와 악마를 만나는 순간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내려진 사망한 예수를 안고 슬퍼하는 모습을 그린 피에타는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모습을 묘사한 유명한 도상 중 하나이다. 모든 이별은 슬프다. 헤어짐이 슬픈 이유는 인간의 힘으로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유한함을 체감하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예술작품을 보며 인간의 무한한 잠재력과 상상력을 섬광처럼 느끼는 순간이 있다. 그렇기에 작품을⋯
- essay
공간과 신체성에 대한 메모
공간은 그 공간을 구획하는 틀(또는 그의 부재)에서부터 출발한다. 하지만 이 공간이 무엇인가를 완성하는 것은 그 공간을 사용하는 대상이다. 이 사용자를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때 공간의 정체성은 사람의 신체성과 필연적으로 엮이게 된다. 사람의 신체란 몸이라는 존재를 의식하는 인식을 통해 그 본질을 파악하게 하기에 공간은 공간을 점유하게 되는 사람의 신체와 그것⋯
- column
새로운 경계의 공동체를 위해
최근 상대에 대한 여러 혐오 발언과 사태들을 보며 경계와 국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국경이 없는 세계의 구조를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경계란 우리 삶의 규칙이자 사회 구조의 기본이다. 또한 경계란 우리에게 소속을 부여해 어딘가에 소속되어있다는 일정한 안정감을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이 자리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는 경고를 하기도 한다. 경계⋯
- essay
물질을 향한 노스탤지어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는 온라인에 대한 여러 가지 가능성을 봐왔다. 물리적 공간의 제약을 벗어난 온라인 전시가 VR,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과 만나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작품과 프로젝트를 볼 수 있기도 했다. 해외와의 미팅도 줌으로, 스튜디오 비짓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리적인 thing으로부터의 해방, 이건 우리들로 하여금 전지전능⋯
- column
시각미술에 있어 ‘본다’는 것의 의미
미술관은 시각 문화와 이에 관련된 자료를 다루는 곳이다. 우리가 흔히 미술관의 접근성에 대해 이야기하면 미술관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의 이동성을 떠올린다. 최근 장애인의 이동권과 관련하여 다양한 미술관의 노력이 있었다. 휠체어 접근성이 고려된 미술관 건축이라든지, 휠체어 동선을 생각한 작품과 캡션 디스플레이 등이 그것이다. 그 외에도 발달 장애인을 위한 이지⋯
- essay
무단으로 침입하는 행위에 대한 메모
1. 무단으로 침입하기 나는 어렸을 때부터 누르지 말라고 써 있으면 눌러보거나, 들어가지 말라고 되어있으면 들어가 보고 싶은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행동으로 옮길 때가 많았다. 만지지 말라고 하는데 만져서 감전되거나,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데 들어가서 신발이 시멘트로 뒤덮이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이런 충동들은 내가 외부를 봤을 때 재밌거나 흥미롭다고 생각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