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기
Younggi Kim
예술학과 시각디자인을 전공, 현대미술의 일상화, 생활화, 보통화에 뜻을 둔 전시 기획자이다.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강연도 다니고 전시 디자인에도 관심이 많다. 작가들이랑 노는 게 좋고, 특히 '놀아도 공식적으로 일이 되는 건수'를 가장 좋아한다. 미술평론 웹진 ACK의 공동 저자이며, 이화여대 동양화과 겸임교수, OCI미술관 부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글 50편
- column
팔은 밖으로 굽는다
미술씬 썰 기획자나 평론가의 중요한 외부 활동 가운데 심사/심의가 있다. 성격과 무관하게 새삼 책임감이 밀려오는 시간이다. 나야 어떻든, 지원자는 건곤일척 사생결단으로 갈고 다듬어 심사장에 섰을 테니. 그래서, 본격적인 심사에 임하기에 앞서, 대개 회피/제척 제도가 있다. 심사는 대개 초반에 가장 신중하다. 그 탓에 제척 요구서를 구겨 쥔 채, 종종 생각에⋯
- criticisminstallation·performancesculpture
Upcoming Exhibition by Lee Jae-yoon
Younggi Kim · translated by Mihye Kimvol.49 · 2026.08
2026 ACK ack ack ack: Artist-Critic Matching Program Exhibition Proposal: Solo Exhibition by Lee Jae-yoon May 2026, Kim Young-gi #FluorescentGlow #PrimaryColors #Vivid #Fresh #NoExceptionsToEverydayBu⋯
- criticismpainting
백지를 두려워 않는 아이
2025 팔복예술공장 입주작가 박경진 혼밥, 혼자 여행. 내가 못 하는 것들이다. 혼자 앉아 있어도 근처에 누군가 있는 게 좋다. 산사를 찾을 때나 갈까, 산기슭에도 안 간다. 그래서 혼자 산을 ‘헤매러 가는’ 박경진 작가에게 물었다. ‘혼자? 산? 그걸 둘 다? 좋아 그게?’ 그래서 어린 시절 좋았던 기억, 생태적 관심, 익숙함, 또 가고 싶은 기분, 그⋯
- criticismsculptureinstallation·performance
곧 열릴 이재윤 전
2026 ACK 앜앜앜: 작가-비평가 매칭 프로그램 전시 기획안 : 이재윤 개인전 2026. 05. 김영기 #형광빛 #원색 #선명 #산뜻 #예외없는생활갑질 #생명에경중은없지만우열은있다 #음식권력 #미식법정 #키우고잡고썰고볶고씹고별점매기고 #즐겨요가해당사자여러분 ★ 개요 눈 감고 지나도 눈길이 간다. 형형색색 찬란한 아크릴의 원색과 형광빛, 한편의 셀 애니메⋯
- criticismpainting
나만 힘든 거 아니지? 휴, 다행이다
“지금 너만 힘든 줄 아냐?” 최악의 위로 1순위로 꼽힌다는 그 대사. 모 방송인의 말처럼, 나만 힘든 건 아니지만, 남이 더 힘든 걸 안다고 내가 안 힘든 것도 아니다. 그래서 김상덕은 힘들기론 최고라 자부하는 각계의 ‘힘듦러’들이 모여 마음껏 미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든다. 이름하여 ‘상덕랜드’ 개장. 살다가 스스로 바보 같단 자책이 들 때, 문득 주변⋯
- criticisminstallation·performancesculpture
헤플수록 Happen
2025 대구예술발전소 입주작가 원선금 직장인의 피는 ‘커피’라고들 한다. 직장인은 커피를 연료 삼아 작동한다. 다행히 내가 근무하는 미술관에는 전자동 커피머신과 훌륭한 원두가 있다. 아는 사람은 아는 커피 맛집으로 이 동네에선 나름 정평이 났다. 그런데 멀쩡한 ‘집 커피’ 두고 종종, 굳이 바깥에서 한잔 사다 빨곤 한다. 커피값이 국밥과 어깨동무하는 이 ⋯
- criticismphoto·video
피로 쓴 병맛 동화
2025 대구예술발전소 입주작가 전영현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그냥 바라보면” 연식이 좀 있는 이들은 다 아는 멜로디, 포장지에 큼지막한 ‘정(情)’이 떡 박힌, 모 제과 기업의 히트 간식 ‘초코파이’의 시엠송이다. 말하기 전에 알다니 이 얼마나 근사한가! 말도 똑바로 못 하는 주제에, 알기만 바라는 현실 곳곳의 이기적 행태와는 정반대이다. 글이든 그림⋯
- column
골키퍼…는 안 되겠죠, 엄마?
김영기 OCI미술관 부관장 Younggi Kim (Deputy Director, OCI Museum of Art) “슛돌아~!” 어린 시절, 〈축구왕 슛돌이〉란 TV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독수리 슛’, ‘도깨비 슛’ 등 공인구가 남아나지 않을 탈인간적 슈팅 연출이 압권이던 기억이다. 어린 맘에도 축구 컨셉의 서커스단을 보는 기분이었지만, 그보다 놀란 건 ⋯
- criticismphoto·video
웃지 마, 니 얘기니까
김용현 작업론 씰룩씰룩! 신나게 흔든다. 클럽이 아니다. 훤한 대낮에 선인장 인형이 LED를 반짝반짝, 좌우로 방정맞게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춘다. 바닷가에 늘어선 마도로스처럼 수평선을 나란히 바라보며, 정원과 수목원과 식물원의 각양각색 이름 모를 큰 나무 밑동을 강강술래 둘러싸고, 우뚝 선 안내판 은색 철제 기둥 아래 옹기종기 모여, 소원을 비는 돌탑 곳⋯
- criticismsculptureinstallation·performance
소나 나나
2024 《밤 헤는 별》 장용선 작업론 1990년 어느 봄날, 집 앞 계단에서 점프 시합하다 왼쪽 다리가 부러졌다. 꼼짝없이 깁스 신세로, 엄마가 우린 뽀얀 곰탕을 쪽파도 없이 홀짝이며, 백과사전 몇 권을 끌어안고 넝마가 되도록 보고 또 봤다. 태블릿도 인터넷도 언감생심이던 그 시절, 정보의 창구는 단연 독서였고, 이고 지며 동네방네 책 팔던 영업사원들의 ⋯
- criticismpainting
알아서 모인다 / 물은 바다에, 인생의 뒤끝은 이불 밑에
안선빈, 장윤희, 하수현 전 《이불 밑은 원래 시끄러워요》 대마도의 어느 산장에서 새해를 났다. 살을 에는 혹한은 아니나 은근히 시린 뼈마디와 닥닥 부딪는 어금니, 부실한 난방과 단열에도 그 산장은 무척 좋은 기억으로 남았는데, 다름 아닌 ‘이불’ 덕분이다. 깔고 덮기 괜히 미안할 정도로, 눈이 시리게 새하얀 이불과 요. 족히 한 뼘은 될 듯, 말도 안 되⋯
- essay
좋겠다, 큐레이터라서
인터뷰도 이제부터 능수능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라면, 나 또한 틀에 박힌 여느 대답을 할 것이다. 전시를 성공적으로 열어 작가도 관객도 놀라고 유레카할 때, 세상의 일부를 바꾼 것 같아 흐뭇하다. 그런데, “이 직업의 장점이 뭐야?” 묻는다면, 그건 조금 다른 질문이다. 전시 기획자를 ‘큐레이터’라 칭하겠다. 일단 큐레이터의 역할이나 지분, 비중 이슈에⋯
- translationpaintingsculptureinstallation·performance
Ingredients and Recipe
Younggi Kim · translated by Mihye Kimvol.33 · 2025.04
재료와 레시피 – 김영기, OCI미술관 부관장 Where does the differentiation of the exhibition curator come from? As a curator with minimal self-consciousness, each curator would tell his or her own story based on a hand⋯
- column
좋은 미술? 좋은 전시?
해외기획전 《찐사실주의》를 돌이켜보며 ID: José (2024. 11. 30.) 삐딱선을 타며 좌우로 반쯤 연 벽면의 전시 제목과 간단한 인트로. 소 닭 보듯 건성으로 훑으며 전시장에 들어선다. 밝고 따뜻한 조명, 바닥의 폭신한 카펫에 비스듬히 세워 둔 나무 액자, 모던한 탁자 위 화분, 태블릿을 올린 날씬한 협탁, 벽면 선반에 놓인 액자와 ⋯
- criticismpaintingsculptureinstallation·performance
재료와 레시피
2024 서초문화재단 전시기획공모 선정 전시 《이 전시장 몇 평 인가요?》 전시기획자의 차별성은 어디에서 올까? 최소한의 자의식이 있는 기획자라면, 한 줌의 소재라도, 아니 그 소재에서 똑 떨어진 부스러기 하나에서도, 천차만별 각양각색 저마다 겹치지 않는 이야기를 할 것이다. 성향과 관점에서 이미 평행선 없이 저마다 뻗어 나간다. ‘누가’에서부터 이미 달라⋯
- criticismsculptureinstallation·performance
매일 대출하는 작가
2024 대구예술발전소 《파편화된 알고리즘》 입주작가 손민효 전시 서문 “빵빠~앙!!” 현대인은 언제 가장 용감할까? 손꼽히는 겁쟁이도, 내로라하는 찌질이(?)도 방구석에선 여포임은 익히 알려진 과학적 사실. 그런데 운전대를 잡으면 여포 할애비도 우습다. 동네 편의점 알바 얼굴은 고사하고, 길고양이 눈길도 못 마주치는 소심꾼도 부릉부릉 도핑 한방이면 욕지거⋯
- criticismsculptureinstallation·performance
자연과 문명이 번갈아 채우는 ‘콤포지션’
2024 대구예술발전소 《파편화된 알고리즘》 입주작가 정재엽 전시 서문 버려진 문틀을 쪼개 켜고 다듬고 잇대어 빌딩 숲을 연상시키는 뼈대를 짠다. 나무 틀을 따라 잔가지를 꼼꼼히 둘러 만든 면은, 마치 금 간 유리거울처럼 허공을 덮는다. 그 사이로 엿보이는 환기구 문짝의 촘촘한 창살 너머로, 강렬한 조명 하나가 태양처럼 반짝인다. 온몸에 빛을 흠뻑 뒤집어 ⋯
- criticismphoto·videosound
이 세상 사람 모두 협업자
2024 대구예술발전소 《파편화된 알고리즘》 입주작가 김서량 전시 서문 공감각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어느 천재 수학자의 수 감각의 비결을 물으니, 숫자에서 색깔이 보이고 소리가 들리며, 때때로 맛이 느껴진다고 한다. 또 다른 예로, 색깔에 따라 냄새와 습도를 느끼는 사람도 있다. 우리도 종종 간접 체험한다. 이를테면 오디오에 달린 시각화 패널은 소리를 ⋯
- criticismpaintingsculptureinstallation·performancephoto·video
따뜻한 물벼락
2024 을지로 The Art Plaza 《Walkie-Talkie》 전시 서문 돈봉투에도 아랑곳 않는 꿋꿋한 여주인공. 빈정 상한 재벌집 사모님이 참지 못하고 물잔을 들어 여주인공의 얼굴에 물을 끼얹는다. “언감생심 어디 우리 아들을 넘봐? 천한 것이 주제도 모르고!” 이에 질세라 여주인공은 닦지도 않고 되레 물병 째로 들이부으며 마주 부르짖는다. “댁의⋯
- criticismpaintingphoto·video
양자역학적 대머리
2024 OCI미술관 해외순회전 《찐사실주의 Ultrarealism》 출근길이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철 역사로 내려가는데 문득, 성함 모를 아주머니의 뒤통수에 눈길이 갔다. 해안선 침식과도 같은 치명적 부분탈모가 남자의 업보라면, 골고루 숱이 묽을 팔자는 여자의 몫. 그녀의 머리는 있으면서도 없었다. 온전한 단발의 형상과, 민머리 두상이 포토샵 레이⋯
- criticismpainting
관종 배틀에 지친 자, 다 내게 오라
2024 영은미술관 특별기획전 – 박영학 작가 나는 가구 편집숍이나 가전 매장, 장식품 쇼룸 구경을 좋아한다. 구경만. 지갑 꼬옥 닫고 주야장천 눈만 굴리니 아마 썩 달갑잖을 손님이리라. 천신만고 서울 어느 구석에 쪼그려 누울 둥지 하나 트느라 깜냥이 달리는 탓이다. 그런데 한편으론, 해마다 떡국 한 그릇 비울수록, 공간 더 한 뼘 비우는 눈이 생긴다. 평⋯
- criticismpainting
자화상(自畵像)? 자화상(自話像)!!
2023 이규선 개인전 《회사원 이씨》 범상치 않은 형제들 틈에서도 홱! 눈길을 잡아채는 그림이 하나 있다. 〈2023년 11월 19일, 마지막 임무〉는 창작이란 신성한 행위의 한 점 증거이며, 전시 준비의 마침표 같은 그림이다. 욕심과 의무감에 얼룩진, 캔버스와의 싸움 한판을 매조지는 ‘기념 샷’이다. 그야말로 홀가분한 그림이다. 잘하는 방법? …잘하려 ⋯
- criticismpainting
우산에 젖은 작가를 위한 자문서
안건 : 황지윤 작가 작품 훼손 사건 자문 : 김영기 (OCI미술관 부관장) 본인은 13년째 미술관에 재직 중인 미술기획자입니다. 관내외 각종 전시 기획 이외에도 레지던시, 작가 교류 프로그램, 작품 소장/연구/관리 등 학예업무 전반을 총괄해 왔습니다. 관외 활동(평론, 강의, 심사, 자문 등)에 대해서는 따로 기술하지 않겠습니다. 미술관에는 전시장만 있는⋯
- criticismpaintingsculptureinstallation·performancephoto·video
버섯 냠냠? 슈퍼 마리오
전시명 ”PLATFORM”은 작가들의 다음 행선지를 기대하는 승강장의 의미도 있지만, 말 그대로 발판처럼 지역 미술씬의 뒤를 든든히 바칠 기획임을 암시한다. 우선 대구광역시가 의욕적으로 주최하는 대형 미술 프로젝트이다. 독특한 공간과 다양한 도전적 콘텐츠로 전국구 명성을 확보한 대구예술발전소의 메인 전시 공간을 주 무대로 삼는다. 게다가 코로나 시즌 한 번⋯
- translationpaintingsculptureinstallation·performancephoto·video
PLATFORM
Cheon Park, Younggi Kim, Heera Jung · translated by Jaeyeon Chungvol.21 · 2024.02
Translation Jaeyeon Chung, Independent Curator(NYC-SEOUL) Cheon Park, Curator, Cian Museum of Art The foundational background for the Exhibition of Art College in Daegu, which involves six art college⋯
- criticismpaintinginstallation·performance
완충재 압수, 유예의 종말
예술의 전당 서리풀 아트갤러리 2023 기획전 《회화 유니버스》 Shock absorbers were confiscated, Grace period has passed away 벽이 필요 없다, 회화는 더 이상.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같은 거 말고, 합판이랑 석고보드로 짠 벽면이. 도전적인 젊은 작가들이 주축이 되었기에 오히려 회화의 현주소를 절로⋯
- criticismphoto·video
눈에 뵈는 게 없지
2023 윤성필 개인전 《뵈는 게 없다》 전시 서문 그냥 허-연 사진이 덜렁 걸렸다 한참을 훑어도 도무지 ‘뵈는 게 없다’ ‘혹시 아직 설치 중?’ ‘잘못 들어왔나?’ 전시 기간을 슬쩍 곁눈질하며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각오로 다시금 눈에 힘을 준다. 잠깐의 적막을 비집고, 핏발 선 눈동자에 희미한 건더기가 얼핏 집힌다. 확신 없는 느낌. 불안감. 조심스럽⋯
- criticismsculpture
큰 덴 큰 게 맞잖아
2022 윤성필 개인전 《MAXIATURE》 전시 서문 어릴 때 즐겨 보던 ‘전대물’은 레퍼토리가 또렷했다. 패한 악당은 분에 떨며 몸집을 키워 거대 괴수로 변신, 절치부심 다시 덤빈다. 웬만한 건물은 허리춤 어깨춤일 만치 우람한 체구에 그냥 맞서다간 주인공들의 합동 장례로 종영할 판. 준비성 하난 알아주는 김박사가 진작 개발한 거대 로봇에 탑승해 지구를 ⋯
- criticismpainting
줄기차게, 흐드러지게도 꽃피는 빈칸
사윤택 개인전 《진술하는 회화》 전시 서문 미술에서 작업의 지속성과 연속성은 외면할 수 없는 무게를 지닌다. 작업관 구축과, 관점의 신뢰도/설득력에 힘을 싣기 때문이다. 오랜 기간 사윤택은, 이런저런 순간을 한 화면으로 능숙히 잇고 깁고 겹쳐 왔다. 이미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 일정 부분 성공적으로 세상과 공유하고 있다. 그에 머물지 않고 매번 다른 ⋯
- criticismpaintingphoto·videoinstallation·performancesound
있잖아 그거 2 Whatchamacallit II
아르코미술관 2023 주제기획전 《기억·공간》 아르코미술관에 얽힌 기억과 의의를 태생으로 하는 전시이다. 그런데 더 다행스러운 건 미술관과 대학로의 정체성을 몰라도 좋은 전시이다. 특히 필자에겐 기억의 일반적인 속성 중 하나를 곱씹는 계기였다. “쿵 쿠구작-작 쿵 쿠구작-“ 아르코미술관의 전시 인트로라기엔 좀 많이 흥겨운 일렉트릭 사운드. 이현종의 사운드 ⋯
- criticismpainting
게을러터진 내가 빨간 버스를 타는 까닭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기획전 MIMESIS AP6 : SIGN_월간미술 2023년 6월호에서 발췌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킬러 콘텐츠 Mimesis AP(Artist Project)가 한동안 잠잠해 자못 궁금하던 차, 때맞춰 여섯 번째 기획전으로 돌아왔다. 우리 사는 현대의 시간이 흐른 자국, 겹겹이 쌓인 단서, 한바탕 휩쓴 끝의 잔여물을 백요섭, 윤석원,⋯
- criticisminstallation·performancephoto·video
과도(過渡) 선물 세트
: OCI미술관에서 열린 한&모나의 개인전 《Sediment, Patina, Displacement》를 골똘히 되새기며 공사장 비계를 화이트큐브에 세우고, 사진을 ‘설치’한다. 이 낯선 전시를 위해, 전반적인 계획과 각 부분의 구상안을 십수 번 줄기차게 주고받았다. 그리고 매번 정리한다. 나에겐 연구, 타인에겐 전달을 위해. 우수한 소통은 간명하다. 글, ⋯
- criticismpaintingsculptureinstallation·performancephoto·video
잔가시가 성가시다
서연 “어때, 나 이상해?ㅎ” 민준 “ㅎㅎㅎ” 서연 “ㅎㅎ?? 별로란 거?” 민준 “ㅎㅎ아니” (중략) 이후 한바탕 싸우고, 저녁도 안 먹고, 카페도 안 가고, 각자 집으로 찢어졌다고 한다. 서연 “어이가 없는 거예요. ‘ㅎㅎ’이라니. 매사가 그래요. 성의가 없어. 엉거주춤해. 뭐든 어중간해. 이도 저도 아니고. 도대체가 딱 부러지는 게 없어. 안 어울리면⋯
- criticismpaintingsculpturephoto·video
지정석 매진
2022 이강훈 개인전 《기호로부터의 신호》 전시 서문 몇 년 전, ‘생업과 작업 사이에서 오락가락 갈팡질팡 좌충우돌 악전고투하는 작가들’을 주제로 기획전을 열었다. 또렷한 방향성에도 작가 구성이 만만찮았다. 기실 웬만하면 당사자요, 나름 주인공이었다. 사연은 제각각이어도. 이강훈은 사실 유력한 섭외 대상 중 하나였다. 그의 복잡다단한 생활상을 살짝 들은 ⋯
- criticismpainting
비현실이 외려 더 현실적이다
“상황 파악이 안 되니?” 자주 쓰이는데 파악이 잘 안 되는 말로 ‘상황’이 있다. 갖은 분야에 두루 멋대로 걸쳐 있고, 수많은 외부 정보로 이루어진 탓이다. ‘외부’란 ‘변환이 필요함’을 뜻한다. 변환은 필연적으로 정보의 재구성/재생산을 동반하고, 대개 선한 방향을 유지하기 어렵다. 수많은 전달 주체들의 입장과 주관이 자신들도 모르는 새 오염과 왜곡, 변⋯
- criticismpaintinginstallation·performance
틀을 깨는 망치 뻥을 잡는 감옥
원래부터 내 길이 있는 게 아니라 가다 보면 어찌어찌 내 길이 되는 거야 - 장기하와 얼굴들 5집 타이틀곡 〈그건 니 생각이고〉 中 있는 줄도 몰랐던 길 어쩌다 걸으면서 사명인 척, 어영부영 짜깁던 걸 남다른 맥락인 척, 집히는 대로 욱여넣고 깊이가 아득한 척… 구석구석 덧붙이고 부풀리고 포장하며 인생 살다 보면 질소 과자 욕하기도 뭐하다. 성공한 사족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