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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ism] 나만 힘든 거 아니지? 휴, 다행이다

가격문의

TIME SALE

[criticism] 나만 힘든 거 아니지? 휴, 다행이다

가격문의


김영기


“지금 너만 힘든 줄 아냐?”

최악의 위로 1순위로 꼽힌다는 그 대사. 모 방송인의 말처럼, 나만 힘든 건 아니지만, 남이 더 힘든 걸 안다고 내가 안 힘든 것도 아니다. 그래서 김상덕은 힘들기론 최고라 자부하는 각계의 ‘힘듦러’들이 모여 마음껏 미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든다. 이름하여 ‘상덕랜드’ 개장.

살다가 스스로 바보 같단 자책이 들 때, 문득 주변에 들어오는 구제 불능 바보들을 보고 있자면 어느새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 그래도 덜 바보로서 이렇게 의기소침해선 안 돼. 힘내자. 중증 바보들을 보듬자.’ 완벽은 사회악이다. 결함이 곧 인간미 아니겠는가. 인간미 넘치는 바보들 속에 있을 때 안심이다. 바보스러움을 중계하는 메이저 무대. 오답을 잘 찍어야 1등 하는 시험장. 그는 더 저렴하고, 더 해괴하고, 더 막살고, 더 정신 나간 친구들로 가득한, 오직 자신을 위한 B급 놀이동산을 건설했다. 그렇다, 상덕랜드의 실체는 김상덕의 불행, 걱정 격리 수용소이다. 따지고 보면⋯

기획전 이미지

[criticism] 느슨하게 이어진

가격문의

TIME SALE

[criticism] 느슨하게 이어진

가격문의


문소영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일상을 공유하는 무리이고, 마주 보고 있는 시간만큼 서로를 배경 속에 담아두는 것이 냉정하게 여겨지지 않는 관계이다. 그러자고 합의하지 않아도 많은 것들이 함께 기억된다. 하지만 그 기억들은 완전히 같은 형태로 남기보다, 각자 다른 모양과 감정으로 품어진다. 그런 기억과 감정이 한자리에 모여 이미지를 이룰 때, 가족이라는 입체적인 관계는 어떻게 그려질까? 이 전시에 참여하는 두 작가는 부부이자 두 아이의 부모이며,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나누는 아름다운 네 가족이다. 전시에는 두 사람의 그림이 걸려 있지만, 원래는 네 가족이 함께 그림을 그린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작업으로 빚어내지만, 가족들의 그림은 어딘가 닮아 있다. 혹은 닮지 않은 부분들도 느슨하게 이어져 있다. 공유된 일상은 각자의 시선으로 관찰되었다가, 작업을 통해 다시 이어진다. 박환희는 일상에서 느낌표처럼 떠오르는 아름다운 순간이나, 문득⋯

기획전 이미지

[essay] 더 나은 예술을 위해- 우리는 예술의 삶에 살고저

가격문의

TIME SALE

[essay] 더 나은 예술을 위해- 우리는 예술의 삶에 살고저

가격문의


정재연


Philosophy

너와 나의 연결 고리, 이건 우리 안의 예술 소리. 활발한 교류와 소통을 통해 각자가 이끌어낼 수 있는 정보를 교환하고 경험하여 작업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힙한 아티스트 레지던시!

ISCP 프로그램은 엘리자베스 재단(The Elizabeth Foundation for the Arts)에서 작업실을 지원하기 위해 건물 안에 위치해 있었다. 당시 12층의 건물 전체가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소유한 예술가들의 작업실이었다. 이 중에서 7, 8층은 후원의 목적으로 전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게 작업실을 제공해주었다. 이곳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인 ‘국제 스튜디오 프로그램’은 2006년 현재의 iscp(international Studio and Curatorial Program)로 독립했으며, 2008년 뉴욕의 브루클린으로 위치를 옮겨 활발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1994년 데니스 엘리엇(Dennis Elliott)이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80개국⋯

기획전 이미지

[translation] There Is No Such Thing as a Red Pepper Dragonfly in the World

가격문의

TIME SALE

[translation] There Is No Such Thing as a Red Pepper Dragonfly in the World

가격문의


Original text by Cheon Park
Translated by Mihye Kim


It is curious that, as autumn deepens, things that are tricky to name begin to catch my eye. My childhood memory—whether it was homework or play, I can no longer recall clearly—of catching dragonflies by the stream is also connected to one of such examples. Back then, we knew nothing of taxonomy, and the language of scientific names had yet to exist in our world. What mattered more was what to call the insect in our hands right away, and so we invented names based on appearance and immediate impression⋯

기획전 이미지

[essay] 올리브와 말차: 우리는 예술로 흥할 수 있을까

가격문의

TIME SALE

[essay] 올리브와 말차: 우리는 예술로 흥할 수 있을까

가격문의


정희라


벚꽃 시즌이 지나면 상록의 계절이 온다고 했다. 반드시 올 것이다. 어김없는 일이니까. 상록의 계절이 기대된다고 생각하니, 바로 옆 데스크 동료들의 녹색 취향이 눈에 들어온다. 말차와 올리브. 책상 위 사물들이 온통 민트색, 연두색, 녹두색이다. 이 녹색들을 보고 있자니, 푸르른 젊음, 싱그러운 날씨, 막 나기 시작한 새순이 함께 보인다.

생동하는 계절이다.

얼어붙은 모든 것이 녹는 이 계절에, 생동하는 녹음을 보며 세상 모든 긍정적인 것들을 일부러 떠올려 본다. 그런데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 제목처럼 세상에 나쁜 건 없나? 다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다 보니 무엇이 나쁜지 모르겠다. 물론 전쟁 같은 이슈 말고, 잔잔바리 세상사 말이다.

말차와 올리브에서 웬 나쁜 개 이야기냐 하면, 말차와 올리브가 우리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색을 가진 것은 아닐까 해서이다. 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여전히 궁금한 사람이라고 자기소개를 한 바 있다. 예술의 순기능은 세상을 이롭게⋯

기획전 이미지

[criticism] 먼지가 흩날리는 시간

가격문의

TIME SALE

[criticism] 먼지가 흩날리는 시간

가격문의


박준수


흰 캔버스 앞에 앉아 막막했던 시간이 있었다.

어릴 적에는 그림을 잘 그린다는 말을 곧잘 들었다. 화가였던 외할아버지의 어깨 너머로 익힌 손놀림 덕분에 또래보다 앞서 있다는 칭찬도 받았다. 하지만 미대에 들어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잘 그리는 사람은 너무도 많았고, 그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평가와 비판 앞에서 지나치게 쉽게 흔들리는 나 자신의 마음이었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 알 수 없었고, 무엇을 그리든 틀렸다고 말해질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한동안, 슬럼프에 빠진 투수가 겪는다는 입스처럼 나는 더 이상 흰 캔버스 앞에서 자유롭게 손을 움직일 수 없었다. 붓을 내려놓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다. 더 이상 창작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 어쩌면 그렇게 나는 창작자에서 감상자가 되었고, 기획자와 운영자의 자리로 조금씩 이동해갔는지도 모른다.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나는 아트페어를 만들고, 전시를 조율하고, 구조를 설계하는 일을 했다. 그 안에는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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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ism] 재난 이후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가격문의

TIME SALE

[criticism] 재난 이후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가격문의


박천


재난의 사진은 대개 두 가지 방향 중 하나로 소비되곤 한다. 피해의 규모를 증명하거나, 살아남은 사람들의 표정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수전 손택(Susan Sontag, 1933~2004)1은 전쟁과 고통의 이미지가 반복될수록 보는 이의 감각이 무뎌지고, 결국 이미지는 현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부터 거리를 만드는 장치로 작동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는 재난의 사진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불길이 치솟는 장면, 검게 탄 능선, 망연자실한 표정들. 그 이미지들이 충분히 유통되고 나면 사건은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된 것이 되고, 소비된 사건은 다음 사건이 오기 전까지만 존재하다가 사라진다.

그렇다면 예술은 어떻게 다를 수 있는가. 아니, 다를 수 있기는 한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지 않을까. 예술 역시 이미지를 생산하고 전시장에 걸리며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나서 일상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재난을 소재로 삼은 예술이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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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ism] 나만 힘든 거 아니지? 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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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ism] 나만 힘든 거 아니지? 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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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지금 너만 힘든 줄 아냐?”

최악의 위로 1순위로 꼽힌다는 그 대사. 모 방송인의 말처럼, 나만 힘든 건 아니지만, 남이 더 힘든 걸 안다고 내가 안 힘든 것도 아니다. 그래서 김상덕은 힘들기론 최고라 자부하는 각계의 ‘힘듦러’들이 모여 마음껏 미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든다. 이름하여 ‘상덕랜드’ 개장.

살다가 스스로 바보 같단 자책이 들 때, 문득 주변에 들어오는 구제 불능 바보들을 보고 있자면 어느새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 그래도 덜 바보로서 이렇게 의기소침해선 안 돼. 힘내자. 중증 바보들을 보듬자.’ 완벽은 사회악이다. 결함이 곧 인간미 아니겠는가. 인간미 넘치는 바보들 속에 있을 때 안심이다. 바보스러움을 중계하는 메이저 무대. 오답을 잘 찍어야 1등 하는 시험장. 그는 더 저렴하고, 더 해괴하고, 더 막살고, 더 정신 나간 친구들로 가득한, 오직 자신을 위한 B급 놀이동산을 건설했다. 그렇다, 상덕랜드의 실체는 김상덕의 불행, 걱정 격리 수용소이다. 따지고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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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ism] 느슨하게 이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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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영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일상을 공유하는 무리이고, 마주 보고 있는 시간만큼 서로를 배경 속에 담아두는 것이 냉정하게 여겨지지 않는 관계이다. 그러자고 합의하지 않아도 많은 것들이 함께 기억된다. 하지만 그 기억들은 완전히 같은 형태로 남기보다, 각자 다른 모양과 감정으로 품어진다. 그런 기억과 감정이 한자리에 모여 이미지를 이룰 때, 가족이라는 입체적인 관계는 어떻게 그려질까? 이 전시에 참여하는 두 작가는 부부이자 두 아이의 부모이며, 함께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나누는 아름다운 네 가족이다. 전시에는 두 사람의 그림이 걸려 있지만, 원래는 네 가족이 함께 그림을 그린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작업으로 빚어내지만, 가족들의 그림은 어딘가 닮아 있다. 혹은 닮지 않은 부분들도 느슨하게 이어져 있다. 공유된 일상은 각자의 시선으로 관찰되었다가, 작업을 통해 다시 이어진다. 박환희는 일상에서 느낌표처럼 떠오르는 아름다운 순간이나,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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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더 나은 예술을 위해- 우리는 예술의 삶에 살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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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더 나은 예술을 위해- 우리는 예술의 삶에 살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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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연


Philosophy

너와 나의 연결 고리, 이건 우리 안의 예술 소리. 활발한 교류와 소통을 통해 각자가 이끌어낼 수 있는 정보를 교환하고 경험하여 작업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힙한 아티스트 레지던시!

ISCP 프로그램은 엘리자베스 재단(The Elizabeth Foundation for the Arts)에서 작업실을 지원하기 위해 건물 안에 위치해 있었다. 당시 12층의 건물 전체가 미국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소유한 예술가들의 작업실이었다. 이 중에서 7, 8층은 후원의 목적으로 전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에게 작업실을 제공해주었다. 이곳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인 ‘국제 스튜디오 프로그램’은 2006년 현재의 iscp(international Studio and Curatorial Program)로 독립했으며, 2008년 뉴욕의 브루클린으로 위치를 옮겨 활발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1994년 데니스 엘리엇(Dennis Elliott)이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80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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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lation] There Is No Such Thing as a Red Pepper Dragonfly in the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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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 text by Cheon Park
Translated by Mihye Kim


It is curious that, as autumn deepens, things that are tricky to name begin to catch my eye. My childhood memory—whether it was homework or play, I can no longer recall clearly—of catching dragonflies by the stream is also connected to one of such examples. Back then, we knew nothing of taxonomy, and the language of scientific names had yet to exist in our world. What mattered more was what to call the insect in our hands right away, and so we invented names based on appearance and immediate im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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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올리브와 말차: 우리는 예술로 흥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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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라


벚꽃 시즌이 지나면 상록의 계절이 온다고 했다. 반드시 올 것이다. 어김없는 일이니까. 상록의 계절이 기대된다고 생각하니, 바로 옆 데스크 동료들의 녹색 취향이 눈에 들어온다. 말차와 올리브. 책상 위 사물들이 온통 민트색, 연두색, 녹두색이다. 이 녹색들을 보고 있자니, 푸르른 젊음, 싱그러운 날씨, 막 나기 시작한 새순이 함께 보인다.

생동하는 계절이다.

얼어붙은 모든 것이 녹는 이 계절에, 생동하는 녹음을 보며 세상 모든 긍정적인 것들을 일부러 떠올려 본다. 그런데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라는 프로그램 제목처럼 세상에 나쁜 건 없나? 다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다 보니 무엇이 나쁜지 모르겠다. 물론 전쟁 같은 이슈 말고, 잔잔바리 세상사 말이다.

말차와 올리브에서 웬 나쁜 개 이야기냐 하면, 말차와 올리브가 우리의 기운을 북돋아 주는 색을 가진 것은 아닐까 해서이다. 예술의 사회적 역할이 여전히 궁금한 사람이라고 자기소개를 한 바 있다. 예술의 순기능은 세상을 이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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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수


흰 캔버스 앞에 앉아 막막했던 시간이 있었다.

어릴 적에는 그림을 잘 그린다는 말을 곧잘 들었다. 화가였던 외할아버지의 어깨 너머로 익힌 손놀림 덕분에 또래보다 앞서 있다는 칭찬도 받았다. 하지만 미대에 들어가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잘 그리는 사람은 너무도 많았고, 그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평가와 비판 앞에서 지나치게 쉽게 흔들리는 나 자신의 마음이었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 알 수 없었고, 무엇을 그리든 틀렸다고 말해질 것만 같았다. 그렇게 한동안, 슬럼프에 빠진 투수가 겪는다는 입스처럼 나는 더 이상 흰 캔버스 앞에서 자유롭게 손을 움직일 수 없었다. 붓을 내려놓고 나서야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다. 더 이상 창작의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 어쩌면 그렇게 나는 창작자에서 감상자가 되었고, 기획자와 운영자의 자리로 조금씩 이동해갔는지도 모른다.

이후 오랜 시간 동안 나는 아트페어를 만들고, 전시를 조율하고, 구조를 설계하는 일을 했다. 그 안에는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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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ism] 재난 이후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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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ticism] 재난 이후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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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


재난의 사진은 대개 두 가지 방향 중 하나로 소비되곤 한다. 피해의 규모를 증명하거나, 살아남은 사람들의 표정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수전 손택(Susan Sontag, 1933~2004)1은 전쟁과 고통의 이미지가 반복될수록 보는 이의 감각이 무뎌지고, 결국 이미지는 현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로부터 거리를 만드는 장치로 작동하게 된다고 말한다. 이는 재난의 사진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불길이 치솟는 장면, 검게 탄 능선, 망연자실한 표정들. 그 이미지들이 충분히 유통되고 나면 사건은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된 것이 되고, 소비된 사건은 다음 사건이 오기 전까지만 존재하다가 사라진다.

그렇다면 예술은 어떻게 다를 수 있는가. 아니, 다를 수 있기는 한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누구도 쉽게 대답할 수 없지 않을까. 예술 역시 이미지를 생산하고 전시장에 걸리며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나서 일상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재난을 소재로 삼은 예술이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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